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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mmersbach에서 내가 얻은 것과 남기고 온 것

Gummersbach에서 내가 얻은 것과 남기고 온 것

Gummersbach에서 내가 얻은 것과 남기고 온 것

한국경제연구원 송용주

주간 독일에 가서 비슷한 관심사를 갖고 전 세계에서 모인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제의였다. 게다가 “A market-based approach to technological progress, resource management and environmental protection” 이란 주제는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 산업에 관련된 새로운 연구 주제를 찾고 있던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지구를 구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운 좋게도 나는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의 International Academy for Leadership (IAF)에서 환경과 기후 관련 이슈에 관심이 있는 정치인, 정책 입안자, 싱크탱크 관계자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세미나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프로그램은 수많은 그룹 활동, 발표, 토론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주제는 기술 개발, 기후 변화, 지속가능성, 국가별 사례 연구, 경제 성장의 한계, 에너지·토양 악화·삼림 파괴·생물 다양성·물 관리 관련 정책 이슈 등 다양했다.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세미나실은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참가자들의 열정으로 뜨거웠다. 엔지니어, 경제학자, NGO의 활동가, 정부 공무원 등 다양한 배경을 갖고 각자의 나라에서 젊은 오피니언 리더로서 활동하고 있는 30여 명의 참가자들로부터 여러 가지 사례와 아이디어가 나왔다.

Gummersbach에서 내가 얻은 것과 남기고 온 것

나는 그 사례들을 통해서 각각의 사회가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에 직면해 있다는 것, 특히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은 각기 다른 개발 단계에 처해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대비되는 관점과 과제를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난과 환경 문제 중 무엇이 우선하는지 하나만 고르는 것은 쉬운 일도 옳은 일도 아니다. 특정 국가에만 일방적 희생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환경 보존에 있어 국제 협력이라는 것은 달성하기 어려운 만큼 중대한 문제일 것이다. 우리는 상호 협력과 창의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균형 있는 접근 방식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장으로부터의 혁신이 국경을 넘어 퍼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사업 기회를 제시함으로써 시장 매커니즘은 효율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Gummersbach에서 내가 얻은 것과 남기고 온 것

독일 내 관련 이슈들을 담당하는 싱크탱크, 정부 관계자, 민간 사업자들과의 면담과 현장 방문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Bonn에 위치한 연방 경제협력개발청(Federal Ministry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에서는 독일 정부가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Hamburg에 가던 중간에는 Jühnde라는 바이오에너지 플랜트를 방문,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바이오매스를 이용하여 열과 어느 정도의 전기를 독립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는 현장을 둘러보았다. Hamburg에서는 시정부에 의해 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Hafen City를 방문하여 현대적 도시 계획과 지속가능한 건축이라는 개념이 독일에서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Hamburg 상공회의소의 독일 에네르기벤데(Energiewende,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소개는 독일 정부가 어떻게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비중을 늘리는 목표를 설정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민간 기업들이 자유로이 활동하도록 환경을 조성했는지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발표였다. 우리는 또 Wilhelmsburg를 방문했는데, 이 곳은 과거의 슬럼 지역에 친환경 자재와 에너지 절약 기술을 활용하여 건물들을 건축하고 저소득 가구를 위한 신도시로 재탄생 시킨 지역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의 좋은 예가 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Hamm에 위치한 RWE 발전소를 방문하였다. RWE는 독일 제2의 전력 생산자로써, 공장을 돌아보면서 공해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과 시설을 견학하였다.

Gummersbach에서 내가 얻은 것과 남기고 온 것

이 모든 것들과 더불어, 편리한 시설, 아카데미가 위치한 Gummersbach의 깨끗한 자연 환경, 맛있는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 덕분에 아카데미에서의 생활 자체가 너무나 좋았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이 되면 우리 프로그램과 다른 프로그램의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아카데미의 스태프들까지 지하에 위치한 바 또는 탁구실에 모이곤 했다. 우리는 전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면서 함께 술도 마시고 춤도 추고 개인적 삶이나 신념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면서 서로의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간으로써 파트너십을 다졌으며, 친구가 되었다. 나는 언젠가 이 네트워크가 우리가 일하는 분야에서뿐 아니라 개인적인 수준에서도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2주라는 시간은 예상보다 빨리 지났다. 나는 새로운 생각들과 새로운 친구들로 꽉 찬 마음을 안고 2015년 10월의 소중한 추억은 그 곳에 남긴 채 Gummersbach를 떠났다. 환경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서울에 돌아와 있는 지금, 나는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와 사업 기회를 모색해보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참이다. 이러한 기회를 마련해준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측에 심심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또한, 재단에서 시행하는 모든 활동들이 내가 이번 세미나에서 경험한 것처럼 전 세계에 자유주의 정신을 확산시키는 성공적 결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